저자 : 유시민
출판 : 생각의길
발행 : 2013. 03. 13
좋은 조언의 글들이 가득한 책. 좋은 글 조금만 담아둬야지~ 하며 아래에 담았는데... 책을 모두 담는 듯한... ^^;;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 공감하는 이야기들...
커다랗게만 보이던 유시민 작가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하면서 읽은 봐도 봐도 좋은 책.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자기 결정권'이란 스스로 설계한 삶을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이며 권리이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 J.S.Mill의 표현을 가져다 쓰자.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
보수주의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 가운데서 가장 원초적인 것에 기반을 둔다. 그래서 어떤 정치체제를 가진 나라에서나 강력한 보수정치 세력이 존재한다. 보수정당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보수정당을 지지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국민투표든 선거든 지난 35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수정당이 낸 헌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찍거나 보수정당이 공천한 후보에게 투표한 적이 없다.
나는 유권자로서 언제나 진보정당을 지지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거 때는 주로 민주당에 표를 주었지만 때로는 민주노동당에 투표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 정치지형에서는 김대중 노무현도 진보 정치인이었다. 민주당도 진보정당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진보정당은 인간 본성 가운데 '진화적으로 새롭고 생물학적으로 덜 자연스러운' 것을 대변하고 부추기는 정당이다. 자유, 정의, 나눔, 봉사, 평등, 평화, 생태 보호를 추구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새롭고 생물학적으로 덜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정치는 사회적 연대의 가장 차원 높은 형식이다. 직업으로서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그것도 그냥 국회의원 정도가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자리를 목표로 삼는다면, 권력투쟁을 놀이처럼 즐거운 일로 여기면서 그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인생을 통째로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몬 삼페드로 Ramon Sampedro, 스페인 남자였다. 그는 '죽음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자유였다'라는 책을 남겼다. 라몬이 제안한 준칙은 "기쁨이 완전히 사라지고 오로지 벗어날 수 없는 고통만 남은 상황에서, 그 고통을 견디면서 삶을 이어나가는 데 아무 의미도 부여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이 자유의지에 따라 죽을 권리를 인정해 주자."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일까? 사람들은 안정되고, 근무 환경이 좋고, 돈을 많이 벌고, 남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한다. 이런 것들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일 그 자체가 즐겁게 느껴지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성공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열정과 재능의 불일치는 회피하기 어려운 삶의 부조리이다. 재능이 있는 일에 열정을 느끼면 제일 좋다. 그러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기만 한다면,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되는 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경쟁은 전쟁이 아니다. 져도 죽지는 않는다. 이겨서 꼭 행복한 것도 아니다. 사람은 저마다 가진 것으로 인생을 산다. 가진 것이 많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다. 적게 가져도 행복할 수 있다. 끝없는 경쟁 속에 살아야 하지만, 증기면서 경쟁에 임하면 이겨도 이기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에게 즐거운 일을 직업으로 삼고, 그 일을 적어도 남들만큼은 잘할 준비를 하라. 자격증이 필요하면 기능을 익혀 자격증을 따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과 소통을 잘해야 하니 스스로 글쓰기 훈련을 하라. 중요한 정보의 대부분이 영어로 유통되는 게 현실인 만큼 영어로 듣고 말하는 능력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좋다. 중국어나 스페인어처럼 사용 인구가 많은 언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것도 바람직하다. 열정을 쏟고 싶은 일을 찾은 사람이라면 그 일을 잘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 역시 즐거울 것이다.
생명의 기운을 너무 짧은 시간에 모두 불태우고 일찍 떠나버린 사람들..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을 가르고 온 것 같네. 자네는 정치 말고 더 좋은 것을 하게!" 노무현 대통령의 음성...
더 아름답게 보이려고 성형수술받는 것을 꼭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명품 옷이나 페라리 자동차로 이성을 유혹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일을 유전자가 하면 괜찮고 사람이 하면 안 된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만 그 자체를 물려줄 수는 없는 행복, 그것은 무엇인가?
행복은 삶에서 기쁨을 느끼고 자기 삶에 만족하여 마음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언제 이런 흐뭇함을 느끼게 되는가? 스스로 설계한 삶을 자기가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살면서,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행복을 느낀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격려하면서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주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
아이를 사랑해 주고 부모 스스로 좋은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양육의 핵심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의도적으로 가르치고 보여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것까지 느끼고 이해한다. 부모의 꿈, 정서, 가치관, 감정, 부모가 외부 환경의 자극에 대응하는 방식, 이 모든 것이 아이의 뇌에 영향을 준다.... 아이를 존중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다.
자녀를 사랑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아이들 스스로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설계하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살게 하는 것이다. 어떤 인생을 선택하든 믿고 격려하면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금 도와주는 것이다. 많이 사랑하고 그 사랑을 최대한 표현함으로써 작은 일에도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나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은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행복을 느끼게 된다.
나도 더 나이를 먹으면 정치와 역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딸 아들과 손녀 손자들이 좋아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언제나 정치적으로 청년들의 편에 설 것이다. 그것이 유권자로서 품격 있게 나이를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대들도 오늘의 아픔을 잊지 말고 50대가 되면 자식들의 소망을 존중하면서 투표하겠다고 결심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오늘 그대들이 겪는 아픔을 딸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면서 기쁜 삶을 찾아나가자.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면서.
어쨌든 나는 글쓰기가 좋다. 그것은 무엇보다 그 일 자체가 주는 기쁨과 만족감 때문이다. 무엇이든 쓰려면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내 머리로 생각하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 쓰는 일은 비우는 동시에 채우는 작업이다. 배움과 깨달음이 따라온다. 가지고 있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거나 모르고 있던 것을 새로 알게 되었을 때, 좋은 문장 하나를 쓰고 혼자 감탄하면서 싱글벙글할 때, 나의 뇌에서는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이 대량 분비되는 것 같다. 그것들은 사랑에 빠지거나 마약을 복용할 때 황홀감을 느끼게 하는 화학 물질이다.
나는 글쓰기로 되돌아왔다.... 내 인생의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다.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아서다. 그래서 더 절실한 마음으로 자문해 본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이 삶은 훌륭한가? 이렇게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것인가? 오늘 하루의 모든 순간들은 내게 의미가 있었는가? 나는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지금 하는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 내 마음이 이렇게 대답했다.... 마음이 설레고 일상이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자.
타인의 고통과 기쁨에 공명하면서 함께 사회적 선을 이루어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자연이 우리에게 준 모든 것을 남김없이 사용해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런 인생이 가장 아름답고 품격 있는 인생이다.
다음과 같이... 한다면 노인이든 청년이든 똑같이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
1. 잘난 체, 있는 체, 아는 체하지 않고 겸손하게 처신한다.
2. 없어도 없는 티를 내지 않는다.
3. 힘든 일이 있어도 의연하게 대처한다.
4. 매사에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임하며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5.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신중하게 행동한다.
6. 내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남의 말을 경청한다.
진보주의는 사람의 직접적 행동으로만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타적 본능을 제도로도 표현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노동시장에서 생계를 유지할 자원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는 최저생계비와 필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것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다. 김대중 정부가 이 제도를 만들었다.
인간은 이타 행동을 하는 이기적 존재이다. 이타 행동의 한계는 정해진 것이 없다. 어디까지 해야 바람직한지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이 움직이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죽음까지도 감당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고, 그저 작은 성금을 보내는 정도만 감당할 수 있다면 그래도 좋을 것이다. 사람은 그 무엇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누구도 타인에게 어떤 이념이나 공동선을 실현하는 도구가 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느끼는 만큼, 그리고 자기가 할 수 있고 또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불합리하고 낡은 생각에 얽매어 행복한 삶과 의미 있는 인생을 스스로 훼손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삶의 주체가 아니라 무엇인가의 도구가 된다. 실현할 수도 없고 실현해 봐야 별 가치도 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삶의 환희를 저버린다. 아무 기쁨도 가져다줄 수 없는 나쁜 감정에 사로잡혀 행복을 맛볼 기회를 외면한다.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 없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느낌과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되고 족쇄가 되고 독극물이 되어 자신의 인생과 타인의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인생에서 가장 '달콤 살벌한'것은 신념이 아닌가 싶다....
나와 다른 감정을 품고 다른 태도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 너그럽게 대하는 게 합리적이다. 태도의 차이를 옳고 그름 또는 선악의 잣대로 판단하거나 단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삶은 공평하지 않으며 세상에는 부조리가 널려 있다....
종교가 없는 사람으로서 나는 세상의 부조리와 설명할 길 없는 불운을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행운에 대해서는 감사하되 불운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이것이 좋은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 선택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주어진 환경으로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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